아홉 살 딸의 생일 초대장을 만들다가, 회사를 만들었습니다
저는 포르투갈에 사는 한국인입니다. 이민 온 지 8년이 됐고, 아홉 살 딸이 하나 있습니다.
올해 딸의 생일이 다가오던 어느 저녁, 아내와 식탁에 앉아 초대장을 고르고 있었습니다. 휴대폰 화면에는 풍선과 케이크 그림이 그려진 초대장 템플릿이 수백 개 있었습니다. 그런데 하나같이 똑같았습니다. 이름과 날짜만 바꾸면 누구의 초대장이나 될 수 있는, 그런 초대장들이었습니다.
작년에도, 재작년에도 우리는 그런 초대장을 보냈습니다. 딸의 친구 엄마들도 똑같은 초대장을 보냈습니다. 받는 사람은 날짜와 장소만 확인하고 닫습니다. 아이에게는 일 년에 한 번뿐인 날인데, 초대장은 그냥 공지사항 같았습니다.
그날 저녁 저는 한 가지만 생각했습니다. "이 초대장의 주인공이 우리 딸이면 얼마나 좋을까."
아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초대장
제가 상상한 건 이런 것이었습니다. 딸이 용을 타고 하늘을 날고, 케이크 위에 촛불을 켜고, 마지막에 카메라를 보며 웃는 10초짜리 짧은 영상. 그 아래에 "이번 토요일, 우리 집으로 와 줄래?"라는 한 줄. 친구들이 그 영상을 보고 "이거 너야?" 하며 웃는 장면이 눈에 선했습니다.
문제는 그런 걸 만들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. 영상 편집을 배우거나, 누군가에게 맡기거나, 포기하거나. 대부분의 부모는 세 번째를 고릅니다. 저도 그럴 뻔했습니다.
그런데 마침 그 무렵, 사진 한 장으로 영상을 만드는 AI가 사람 얼굴을 제대로 지켜 주기 시작했습니다.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얼굴이 일그러지거나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는데, 이제는 "아, 우리 애다" 싶은 영상이 나왔습니다. 저는 밤마다 딸 사진으로 실험을 했습니다. 용 위에도 태워 보고, 축구장에도 세워 보고, 눈 내리는 산타 마을에도 데려갔습니다.
어느 날 딸이 어깨너머로 화면을 보더니 물었습니다. "이거 나야? 친구들한테 보여 줘도 돼?"
그때 알았습니다. 이건 우리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요.
그래서 Castyou를 만들었습니다
Castyou는 간단합니다. 아이 사진 한 장을 올리고, 장면을 고르고, 생일 날짜와 장소를 적으면 끝입니다. 몇 분 뒤에 아이가 주인공인 영상 초대장 링크가 나오고, 그걸 카카오톡이나 WhatsApp으로 보내면 됩니다. 받은 사람은 영상을 보고, 참석 여부를 누르고, 지도를 열고, 원하면 선물 힌트도 볼 수 있습니다.
만들면서 정한 원칙이 몇 개 있습니다.
아이 사진은 보호자가 직접 올리고, 비공개로 보관하고,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지웁니다. 제 딸 사진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한 것들입니다.
샘플 영상에는 실제 아이를 쓰지 않습니다. 사이트에 보이는 아이들은 모두 AI로 만든 가상 인물입니다.
모든 영상에 "AI로 만들었습니다"라고 표시합니다. 속이려고 만드는 게 아니라 웃으려고 만드는 거니까요.
지금은 아이 생일로 시작했지만, 크리스마스 영상 인사, 돌잔치, 결혼식, 부모님 생신까지 차례로 늘려 가고 있습니다.
저 혼자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
템플릿을 하나씩 만들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. 세상에는 저보다 훨씬 멋진 장면을 만드는 AI 영상 크리에이터가 정말 많다는 겁니다. 그런데 그분들의 작품은 대부분 SNS에서 며칠 반짝하고 사라집니다. 판매할 곳이 거의 없으니까요.
그래서 Castyou는 곧 크리에이터에게 문을 엽니다. 크리에이터가 장면 템플릿을 만들어 올리면, 전 세계의 부모들이 자기 아이 사진으로 그 장면을 사고, 판매될 때마다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나눠 받는 구조입니다. 저 한 사람의 상상력보다 수백 명의 상상력이 훨씬 많은 아이들을 웃게 할 거라고 믿습니다.
이 블로그에는 아이 생일 파티 아이디어, 초대장 문구, 영상 초대장을 잘 만드는 방법을 차근차근 올릴 예정입니다. 해외에서 아이 키우는 한국 부모들의 이야기도 가끔 할 겁니다.
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. 아이의 다음 생일에는, 아이가 주인공인 초대장을 한번 보내 보세요.
— Castyou 대표, 포르투갈에서